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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학교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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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학교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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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점점 고요해지고
작성자 윤영소 등록일 2024.04.26

금요일 오후 네 시가 되면

학생들은 집에 도착했거나

상당수는 집으로 가는 버스에 있을 겁니다.


집에 도착한 분들은

마당에 나가 텃밭도 가꾸고

텃밭 아닌 잔디밭이라면 그것이라도 가꾸고

바깥에서 할 일이 마땅치 않으면

책을 보거나

그것도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그냥 아무것도 않고 몸과 마음을 잠시 정지시켜도 좋을 것 같습니다.


버스에 있는 친구들은

창밖 풍경을 보거나

달달한 버스 속 단잠을 청해도 좋겠구요.


폰은 잠시 꺼두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폰에 집착하면 할수록

자신의 삶에서 소외되는 것은 아닌지.


네 시가 되면

학교는 고요합니다. 


오늘은 더욱이

서울로, 강릉으로, 제주도로, 울릉도로 가기 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해야기에

선생님들도 썰물처럼 빠졌습니다. 


덕분에

저는 고요합니다. 


박찬욱 감독 작품은 '헤어질 결심'의 주제곡을

정훈희, 송창식이 불렀습니다. 파도소리가 들리고

탕웨이, 박해일의 대사도 흘러나오는 노래.

(점심 때 누군가 박해일을 현빈으로 오해하고 있던데

오해도 유분수지 현빈은 '헤어질 결심'에 어울릴 수가 없는데)



"이러한 여유를 마련하여 주는 것이 고요함의 순간,
곧 밖으로부터 오는 자극과 내 자신이 만들어내는 말과 행동이
먼지와 바람으로부터 한발 물러앉아 있을 수 있는 순간이다.
이것은 내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우선은 밖으로부터 떨어져서 정신을 차리고,
이 정신 차림의 주체로서 자기 속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어떤 소음들은 나에게 의미 있는 것으로 살아나고,
다른 어떤 소음들은 그야말로 소음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난다.
그리고는 소음 또는 의미 없는 외부적인 자극과
그 자극에 뒤흔들렸던 욕망들의 의미 없음을 깨닫게 된다.
고요함 속에서,
참으로 얼마나 많은 것이 의미가 없는 일이며,
얼마나 적은 것이 참으로 사람의 삶을 채워주는 것임을 우리는 느끼는가."
김우창
체념의 조형
고요함에 대하여(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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